가상

경연

 

 

'대학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의 학이니라.'

하였사옵니다.

 

이 말씀을 조목으로 벌려 보면 :

修己(수기) -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

治人(치인) - 제가 치국 평천하

이옵니다.

 

이를 강령으로 묶으면 :

修己(수기) - 明明德(명명덕)

治人(치인) - 新民(신민)

이온바,


明明德(명명덕)과 그 조목을 修己(수기)로,

新民(신민)과 그 조목을 治人(치인)으로 요약한 것이옵니다.


이 설은 실제로 적용이 되지 않는 오류를 지니고 있사옵니다.

이 설대로라면,

제가 치국 평천하는 신민으로서 치인이라는 말이온데,

제가 치국 평천하, 즉 신민에서 명명덕을 제외하면 제가 치국 평천하는 무엇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옵니까. 신민, 그 영역은 격물도, 치지도, 성의도, 정심도, 수신도 없는 공간이 되지 않겠사옵니까. 그런 공간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이며, 있다면 과연 무엇이옵니까.

 

반대로

명명덕 즉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에서 家 國 천하, 즉 民을 제외하게 되면 명덕을 밝히는 일, 즉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이 어떻게 가능하며 또한 그것들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격물의 物은 구체적으로 무엇이겠으며, 명덕은 또한 무엇이옵니까.

 

物은 家 國 천하의 物이오며

명덕은 孝 弟 慈 등의 마음이 아니오니까.

孝 弟 慈 등의 마음은 부모 형제 자식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오며,

부모 형제 자식 등 人은 家라는 영역의 사람들이라

孝 弟 慈 등의 마음을 밝히는 일은 분명 제가의 일이옵니다.

제가에서 孝 弟 慈 등의 마음을 빼 놓고 무엇을 가지고 제가라고 하겠사오며

부모 형제 자식 등의 家人(民) 없이, 명덕(孝 弟 慈 등의 마음)을 밝히는 일이 어떻게 가능하겠사옵니까.

 

집주에서,

신민을 推己及人(추기급인)으로 설명하옵니다. '자기를 미루어 남에게로 미쳐감', '자신의 마음을 이미 밝혔다면 이것을 미루어 가서 남에게 미치게 한다'는 것인데, 그러하다면

'추기급인'을 빼놓고 밝힌다는 것은 무얼 어떻게 하는 것이겠사옵니까.

'추기급인'은 실제로 행한다는 의미인데, 이 行이 없이 발한 마음을 어떻게 밝힐 수 있겠사옵니까.

 

이 설들은 심각한 오류를 지니고 있사옵니다.

臣은 이 설들이 지닌 오류를 바로 잡아

'대학은 修己(수기)의 학일 뿐'이라고만 하옵니다.

新民(신민)과 그 조목들인 제가 치국 평천하 역시 修己(수기)로서

明明德(명명덕)과 동의어입니다.

동일한 것이

明明德(명명덕),

新民(신민)이라는 다른 이름을 갖게 되는 것은 원론실제의 구분에 있사옵니다.

明明德은 원론적 표현이옵니다. 이 말로 끝나면 실재성 결핍증후군에 빠지게 되어 학문의 공(功)을 말할 수가 없게 되옵니다. 그래서 신민이 있는 것이옵니다.

 

新民은,

明明德에 實在性(실재성), 實際를 부여한 용어이옵니다.

부여한 그 실제는 民에 얹어져 있사옵니다.

부여되기 이전의 明明德은 新으로 대치되었사옵니다.

 

明明德은 自明(스스로를 밝힘)이 아니오니이까.

그러므로 新 역시 自新(스스로를 새롭게 함)이 되옵니다.

당연히 民은 新의 목적어가 아니게 되옵지요.

明明德이라는 원론으로 하여금 실제가 되게 한 民의 기능과 의미는 與民(여민-민과 더불어)이옵니다.

 

與民함으로써 明明德이 가능하옵니다.


與民함으로써 밝힐 明德이 發하옵니다.

與民함으로써 發한 明德을 밝힐 수 있다는 의미를 民이 지니고 있사옵니다.


이(民)는 明明德의 조목인 格物의 다른 모습(실제 모습)이옵니다.


이에 따라 新民을 해석하면

新民은 自新與民(자신여민-民과 더불어 스스로를 새롭게 함)이 되옵니다.


이에 따라 제가 치국 평천하를 해석하면:

제가는 修身以家(수신이가), 즉

家를 무대로, 家의 사람들과, 家의 필요 때문에, 家가 있기 때문에 修身함이며,

 

치국은 修身以國(수신이국), 즉

國을 무대로, 國의 사람들과, 國의 필요 때문에, 國이 있기 때문에 修身함이며,

 

평천하는 修身以天下(수신이천하), 즉

천하를 무대로, 천하의 사람들과, 천하의 필요 때문에, 천하가 있기 때문에 修身함이옵니다.


이 해석에 修身以라는 형식으로 이용한 修身은 明明德 조목(格物 致知 誠意 正心 修身)의 대표 조목으로서 明明德과 동의어이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臣의 설은

新民(제가 치국 평천하)이 곧 明明德(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이라는 說이옵니다.


이에 따라 1장 첫머리(大學之道 在明明德, 在新民)에 토를 달아 설명을 붙이면 다음과 같사옵니다.


대학의 도는 明明德에 있다(原論 표현).

대학의 도는 新民에 있다(實際 표현).

원론과 실재를 구분할 줄 모르는 사고를 관념적이라고 표현하는 바, 이러한 관념의 폐단, 병증을 실재성결핍증후군이라고 하옵니다.


이것이 대학의 본뜻인 줄 아뢰오.

 

 

: 실재성결핍증후군에 대해 말씀해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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